경매길잡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갑 농업협동조합 상임이사인 피고인이 전직 조합장 을로부터 을이 소유한 토지 5필지를 담보로 대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대출가능금액을 산정할 때
법원/선고일자 : 2017-7-20 사건번호 : 2016고합376
【판시사항】

갑 농업협동조합 상임이사인 피고인이 전직 조합장 을로부터 을이 소유한 토지 5필지를 담보로 대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대출가능금액을 산정할 때 위 토지에 포함된 보전산지 부분의 평가액을 제외하지 않는 방법으로 여신업무 기준을 위반하여 을왔 대출가능금액보다 10억여 원 초과하는 금액을 대출해 줌으로써 갑 조합에 손해를 가하였다고 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왔 무죄를 선고한 사례


【판결요지】

갑 농업협동조합 상임이사인 피고인이 전직 조합장 을로부터 을이 소유한 토지 5필지를 담보로 대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대출가능금액을 산정할 때 위 토지에 포함된 보전산지 부분의 평가액을 제외하지 않는 방법으로 여신업무 기준을 위반하여 을왔 대출가능금액보다 10억여 원 초과하는 금액을 대출해 줌으로써 갑 조합에 손해를 가하였다고 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의 대출가능금액 산정 방식이 대출관련 내부규정에 명백히 반한다거나 위 대출이 충분한 담보 제공 없이 이루어진 부실 대출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대출금 전부를 회수하지 못하였더라도 피고인이 대출 당시 이러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의도하였다거나 인식하였다고 볼 수 없어 임무위배행위나 배임의 범의를 인정할 수 없으며, 위 대출은 형식상 신규대출로 서류 정리를 하였을 뿐 실제로는 기존 대출금에 대한 원리금 및 지연이자에 충당하기 위한 이른바 대환대출’로 볼 여지가 충분하고, 갑 조합이 을왔 대출금을 실제로 교부함으로써 대출금 사용처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거나 을이 임의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고 평가하기 어려워 위 대출로 갑 조합에 새로운 현실적 손해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생겼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참조조문】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 문】


【피 고 인】피고인


【검 사】황은영 외 1인


【변 호 인】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담당변호사 이광범 외 1인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남양주시 (주소 1 생략)에 있는 피해자 ○○농협의 상임이사로서 여신업무를 총괄하고 대출 가부를 결정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08. 9. 초순경 위 ○○농협 사무실에서 전직 ○○농협 조합장이었던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1이 소유한 남양주시 (주소 2 생략), (주소 3 생략), (주소 4 생략), (주소 5 생략) 및 (주소 6 생략) 등 5필지(이하 이 사건 각 토지’라고 한다)를 담보로 3,500,000,000원 상당을 대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직원들왔 대출가능금액 산정을 지시하였다.
피고인은 이에 따라 실시된 부동산 감정과 여신업무 기준에 의거 대출가능금액이 2,468,074,000원이고 3,500,000,000원의 대출이 불가하다는 보고를 받았음에도, 직원들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써 주고 대출을 강행하는 등 대출 과정에서 엄수해야 하는 여신업무 기준(보전산지에 대한 담보가치 평가 제외 기준)을 위배하여, 2008. 10. 15.경 위 ○○농협 사무실에서 이 사건 각 토지를 담보로 하여 공소외 1왔 3,500,000,000원을 대출(이하 이 사건 대출’이라고 한다)해 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공소외 1로 하여금 1,031,926,00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농협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가. 피고인은 이 사건 대출 당시 담보물에 보전산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보고를 받지 못했고, 외부 감정을 통하여 이 사건 각 토지의 담보가치 평가액이 대출액을 훨씬 상회한다는 점을 확인한 후 이 사건 대출을 실행하였으므로, 배임의 고의가 없었다.
나. 이 사건 대출은 기존의 대출 원리금을 변제받기 위하여 실행된 이른바 대환대출’로서, 실제로 이 사건 대출금의 99.81%가 기존 대출금에 대한 원리금의 충당에 사용되었고 나머지는 근저당권 설정 비용 등으로 사용되었으므로, 이 사건 대출로 인하여 ○○농협에 새로운 손해나 손해 발생의 위험이 생긴 것은 아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임무위배행위라 함은 형식적으로 법령이나 내부규정을 위반한 모든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문제가 된 구체적인 행위유형 또는 거래유형 및 보호법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경제적·실질적 관점에서 본인왔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행위를 의미하며, 부실대출에 의한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는 대출 당시 대출채무자의 재무상태,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금, 기타 채무를 포함한 전반적인 금융거래상황, 사업현황 및 전망과 대출금의 용도, 소요기간 등에 비추어 채무상환능력이 부족하거나 제공된 담보의 경제적 가치 부실해서 대출채권의 회수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판단되는 경우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아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8. 6. 19. 선고 2006도487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9. 5. 29. 선고 2007도494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대출 여부에 대한 판단과 관련하여 은행의 대출 담당자왔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고의의 입증 방법과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은행의 대출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그 담당자가 아무런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에 기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은행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은행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이러한 이유로 은행은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운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임은 물론이고 정책적인 차원에서 볼 때도 영업이익의 원천인 은행 대출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어 당해 은행뿐만 아니라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지 않는 경우 산업활동에 위축을 가져오는 등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될 것이다. 따라서 대출과 관련하여 은행 대출 담당자왔 배임의 고의와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문제 된 대출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대출의 내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왔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한다)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왔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지역농업협동조합의 임직원이 대출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어떠한 행위가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사무의 성질·내용, 사무집행자의 구체적인 역할과 지위,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그 행위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통상의 업무집행 범위를 일탈하였는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이상, 경영자의 경영 판단에 관하여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법령의 규정, 계약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구체적 상황과 자신의 역할·지위에서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행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고 본인왔 손해를 가한 사실이 인정되어야 그에 관한 고의 내지 불법이득의 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14464 판결 참조).

2) 한편 금융기관이 거래처의 기존 대출금에 대한 원리금에 충당하기 위하여 거래처에 신규대출을 함에 있어 형식상 신규대출을 하는 것처럼 서류상 정리를 하였을 뿐 실제로 거래처에 대출금을 새로 교부한 것이 아니라면 그로 인하여 금융기관에 어떤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므로 따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나, 금융기관이 실제로 거래처에 대출금을 새로 교부한 경우에는 거래처가 그 대출금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다거나 그 밖에 어떠한 이유로든 그 대출금이 기존 대출금의 원리금으로 상환될 수밖에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록 새로운 대출금이 기존 대출금의 원리금으로 상환되도록 약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대출과 동시에 이미 손해발생의 위험은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도3516 판결,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도8241 판결, 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도13801 판결 등 참조).

나. 인정되는 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이 사건 대출 채무자인 공소외 1은 1972년경부터 1984년경까지 ○○농협의 초대 조합장을 역임한 사람이자 ○○농협의 조합원으로, 이 사건 대출 당시 이 사건 각 토지를 포함한 토지 수 필지를 공소외 2로부터 매수한 후 이를 개발하여 매각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고, 위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2002. 9. 17.경부터 ○○농협에 위 각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아 오고 있었다.
② 위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공소외 1은 ○○농협에 수차례 추가대출을 요청하였고, 그에 따라 ○○농협은 이 사건 대출이 있기 전까지 공소외 1에 대하여 수차례 사업자금을 추가로 대출해 주1) 주었다.공소외 1은 위 각 대출금을 담보하기 위하여 공소외 2 소유였던 이 사건 각 토지를 포함한 사업대상 토지에 채권자를 ○○농협으로 하는 공동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다.
③ 공소외 1은 위 개발사업에 필요한 추가 자금의 조달을 위하여 2008. 9.경 피고인을 찾아와 다시 증액 대출을 요구하였고, 피고인은 여신업무 담당자들왔 대출가능 여부의 검토를 지시하였다.
④ 한편 ○○농협의 임직원이 대출업무를 수행할 때 표준적인 기준으로 적용되는 여신업무방법(예)’에는 다음과 같이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의 담보취득을 제한하는 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고 한다)을 두고 있었다.

제2편 제2장 제2절 담보취득 제한 부동산
제1조(담보취득 제한 부동산) 다음 각호의 부동산은 예외 취급사유가 없는 한 담보로 취득할 수 없다.
12.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와 그 지상에 있는 입목. 다만 전용허가를 받아 전용사용되고 있는 보전산지로서 환가성이 높은 것은 예외.

⑤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될 당시 이 사건 각 토지는 관련 법령에 따라 보전산지로 지정되어 있었고, 그중 (주소 2 생략) 임야 7,457㎡와 (주소 3 생략) 임야 29,580㎡ 중 일부(6,900㎡)는 산지전용허가를 받은 주2) 상태였으나,(주소 3 생략) 임야 중 나머지 일부(23,580㎡), (주소 4 생략) 임야 29,043㎡, (주소 5 생략) 임야 22,923㎡ 및 (주소 6 생략) 임야 21,303㎡는 산지전용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
⑥ ○○농협은 이 사건 대출의 실행에 앞서 이 사건 각 토지의 담보가치를 평가하기 위하여 공소외 3 주식회사에 감정평가를 의뢰하였는데, 위 감정평가법인은 이 사건 각 토지 중 전용허가를 받지 않은 부분의 감정평가액(1,609,975,000원)까지 포함하여 이 사건 각 토지의 총감정평가액을 5,135,795,000원으로 산정한 감정평가서를 작성하여 ○○농협에 제출하였다.
⑦ 2008. 10. 6. 이 사건 대출을 심사하기 위한 대출심사위원회가 개최되어 위 대출심사위원회에 참석한 위원 5명 중 4명 찬성, 1명 반대로 이 사건 대출에 대한 승인이 이루어졌고, 2008. 10. 15. 위 감정평가서에 기재된 총감정평가액에 조합원왔 적용되는 담보인정비율 70%를 곱하여 산출되는 대출가능금액의 범위 내에서 대출금을 3,500,000,000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대출이 이루어졌다.
⑧ 이 사건 대출과 함께 공소외 4에 대한 주3) 대출이 실행되면서 그 대출금으로 공소외 1에 대한 기존의 대출 원리금 및 지연이자 합계 약 5,100,000,000원이 변제되어 이 사건 각 토지에 설정되어 있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모두 말소되었고, 이 사건 각 토지에는 이 사건 대출 원리금 채무를 담보할 목적으로 채권최고액 4,900,000,000원, 근저당권자를 ○○농협으로 하는 1순위 공동근저당권이 새롭게 설정되었다.
⑨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된 후 공소외 1이 이자지급을 연체함에 따라 2013. 1. 22.경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었는데, 유찰을 거듭하다가 2014. 2. 27. 제4회 매각기일에서 이 사건 각 토지 일체가 2,856,000,000원에 매각되었고, ○○농협이 매각대금 전부를 배당받아 경매비용, 이 사건 대출 원리금 등에 충당한 결과 대출원금 666,215,082원은 미회수로 처리되었다.

다. 구체적 판단

1) 앞서 본 법리와 위 각 인정 사실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대출가능금액 산정 방식이 대출 관련 내부규정에 명백히 반한다거나 이 사건 대출이 충분한 담보 제공 없이 이루어진 부실 대출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또한 결과적으로 대출금 전부를 회수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대출 당시 이러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의도하였다거나 인식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장에 적시된 바와 같이 이 사건 대출과 관련하여 대출가능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 사건 각 토지에 포함된 보전산지 부분의 평가액을 제외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는 피고인이 그 임무를 위배하였다거나 배임의 범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는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가) 대출가능금액 산정 시 보전산지 부분의 평가액이 제외되어야 하는지 여부
(1)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규정에서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에 대한 담보취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이유는,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의 경우 공법상의 제약 등에 의하여 실제 사용가치나 환가성이 떨어져 담보로서의 가치 높지 않다는 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이 사건 규정은 전용허가를 받은 보전산지로서 환가성이 높은 임야는 담보취득이 허용된다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규정은, 한 필지의 토지에 담보취득이 허용되는 부분과 허용되지 않는 부분이 혼재하는 경우 또는 수 필지의 토지를 일체로서 담보로 취득할 때 담보취득이 제한되는 토지와 담보취득이 허용되는 토지가 혼재하는 경우에, 담보취득이 제한되는 토지 부분까지 일체로 담보물로 취득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특별히 정하고 있지 않다. 위와 같은 경우에 일체로서의 담보물 전체의 환가성이 충분하다면 구태여 담보취득이 제한되는 토지 부분만을 담보물에서 제외하여야 할 필요는 없어 보이고, 앞서 본 이 사건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오히려 이러한 경우운지 그 전부를 담보로 취득하는 것이 제한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된다.
(2) 특히 이 사건 각 토지의 경우, 산지전용허가를 받은 부분만을 담보로 취득한다면 나머지 산지전용허가를 받지 않은 부분은 맹지로서 사용가치와 환가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보이고, 이 경우 사용가치와 환가성이 높은 부분만을 담보로 취득하는 방안과 산지전용허가를 받은 부분까지 모두 담보로 취득하는 방안 중 어느 것이 환가성 내지 채권회수 가능성 측면에서 더 유리할지는, 담보취득자의 입장에서 각 토지의 위치, 지목, 이용현황, 분리가능성, 담보권 설정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을 비롯하여 ○○농협의 대출 담당 임직원이 위 2가지 방안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였다고 하여 현 시점에서 이를 사후적으로 평가해 그러한 선택이 명백히 부당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3) 또한 대출업무에 여신업무방법(예)을 적용하고 있는 다른 지역농업협동조합에서도, 이 사건 규정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를 단독으로 또는 다른 부동산과 일체로 담보물로 취득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변호인 제출 증 제4호증의 1 내지 9), 지역농업협동조합이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를 담보로 취득한 경우에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그 적정성을 평가하여 사후 승인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변호인 제출 증 제5호증). 마찬가지로 ○○농협에서도 이 사건 대출을 전후하여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를 유일한 담보물로 또는 다른 토지와 함께 담보물로 취득하여 대출을 실행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여, 이 사건 대출이 지역농업협동조합의 대출 실무에 있어서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4) 나아가, 여신업무방법(예)에서 정하고 있는 담보대출가능금액 산정방식에 따르면 담보대출에 대한 대출가능금액은 총감정평가액에 소정의 방식으로 산정되는 담보인정비율을 곱하여 산출되는데, 이 사건 규정으로 말미암아 여기서의 총감정평가액에서 담보취득 제한 부동산에 대한 평가액 부분이 획일적·기계적으로 제외되어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즉, 한 필지의 일부 또는 수 필지의 토지 중 일부 필지가 담보취득 제한 부동산에 해당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일체로서의 담보물 전체에 대한 환가성이 인정되어 담보물 취득이 허용되는 경우라면, 대출가능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담보취득이 제한되는 부분에 대한 감정평가액을 총감정평가액에 산입한다고 하여 반드시 이 사건 규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여신업무방법(예)에서는 이러한 경우에 대출가능금액의 산정방식에 관하여 따로 구체적인 방식을 제시하고 있지도 아니하다.
(5) 한편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된 후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실시한 ○○농협에 대한 2차례 감사에서도 이 사건 대출과 관련하여 경매신청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지적을 받았을 뿐,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가 담보물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나 대출가능금액을 산정할 때 보전산지로 지정된 임야 부분의 담보가치 평가액이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대출이 부실하게 이루어졌다는 지적은 받지 않았다(수사기록 289 내지 318면).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대출가능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 사건 각 토지에 포함된 보전산지의 평가액을 제외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내부규정에 위반된 행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 있어 배임죄의 성부는 담보가치 평가의 적정성 및 이에 대한 피고인의 인식 여부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의 적정성 여부
(1) 공소외 3 주식회사에서 작성하여 ○○농협에 제출한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감정평가서를 보면, 비교표준지로 선정된 토지의 지목, 이용상황, 공시지가 등에 비추어 비교표준지 선정에 특별한 하자가 있어 보이지 아니하고, 평가선례의 고려, 기타요인에 의한 보정치 결정 등에 있어서도 감정평가액을 부풀리기 위한 어떤 의도적인 왜곡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
(2) 또한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임의경매가 진행될 당시 법원에서 의뢰하여 실시된 감정평가에서도 이 사건 각 토지의 교환가치 약 4,920,000,000원 또는 4,571,000,000원 정도로 평가되었고,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될 당시 채권관리팀에서 부실채권관리 업무를 담당하였던 공소외 6의 주4) 진술에 따르면, 2011. 5.경 이 사건 각 토지를 포함한 사업대상 토지 전부를 약 18,000,000,000원에 매수하겠다는 자가 나타났으나 공소외 1이 더 높은 매매대금을 원하여 매매가 성사되지 못한 사실이 있다는 것인바, 사업대상 토지 중 이 사건 각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주소 7 생략) 공장용지 17,180㎡]에 대한 감정평가액이 4,877,400,000원이었고 임의경매절차에서 위 토지의 최종 매각격이 4,433,300,00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당초의 감정평가액이 부풀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3) 한편 이 사건 대출의 실무 담당자였던 공소외 7은 수사기관에서 당시 경사면이 있는 토지도 감정평격액에 들어가 있어 이 부분에 대하여 논의가 있었으나 결론적으로 안 빼도 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출을 진행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는 감정평가와 관련하여 경사면 부분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있다. 그러나 경사면 부분의 감정평가액을 전부 제외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한 적은 없다. 경사면 부분에 관하여 논의를 하였지만 일단은 외부 감정평겸관에서 평가한 사항이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위 진술만으로는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액 전부가 과대평가되었다고 섣불리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감정평가액에서 제외되어야 할 부분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를 확정할 수도 없다.
(4) 그 밖에 달리 피고인이 이 사건 대출 당시에 감정평결과의 적정성이나 이 사건 각 토지의 환가성에 관하여 의심을 품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상과 같이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 허위라거나 감정평가액이 과다 산정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면, 위 감정평가액을 기초로 한 대출가능금액의 산정이 부당하였다거나 대출금액에 비하여 담보가치 부족한 담보물을 취득하였다고 쉽사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2) 한편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된 2008. 10. 15. 16:29경 이 사건 대출금 3,500,000,000원 전부가 이 사건 대출계좌에서 공소외 1 명의의 ○○농협 일반입출금계좌로 입금된 후 그로부터 약 30분 안에 입금된 대출금 중 3,493,509,214원이 공소외 1, 공소외 2 또는 공소외 4 명의의 각 기존 대출계좌로 모두 이체됨으로써 각 기존 대출의 원리금 및 지연이자의 변제에 사용된 사실이 인정된다(수사기록 181면, 변호인 제출 증 제2호증의 1 내지 8, 증 제6호증의 1 내지 14).
위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출은 형식상 신규대출을 하는 것처럼 서류상 정리를 하였을 뿐 실제로는 기존 대출금에 대한 원리금 및 지연이자에 충당하기 위한 이른바 대환대출’로 볼 여지가 충분히 있고, 대출금이 공소외 1 명의의 일반입출금계좌로 입금되었다고 하여 ○○농협이 공소외 1왔 대출금을 실제로 교부함으로써 대출금의 사용처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거나 공소외 1이 임의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할 주5) 것이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대출로 인하여 ○○농협에 어떤 새로운 현실적 손해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생겼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충정(재판장) 성기석 박기범


주1) 다만 공소외 1은 본인 명의 외에도 공소외 2, 공소외 4, 공소외 5 등 타인의 명의를 사용하여 대출을 받기도 하였고, ○○농협은 이와 같이 타인의 명의를 사용한 대출의 경우에도 그 실질적인 차주는 공소외 1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2) (주소 2 생략) 임야 7,457㎡의 경우 관할 행정청으로부터 공장건축물에 대한 건축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이고, 건축법 제11조 제5항,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제13조의2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공장건축물에 대한 건축허가 있는 경우 산지관리법에 따른 산지전용허가 의제된다.

주3) 대출금은 3,600,000,000원이었고, 기존 대출과 마찬가지로 실질적인 차주는 공소외 1이었던 것으로 보이며, 사업대상 토지 중 이 사건 각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주소 7 생략) 공장용지 17,180㎡]가 담보로 제공되었다. 공소외 4에 대한 대출 부분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이하에서는 이 사건 대출 부분에 한하여 배임죄의 성부를 판단한다.

주4)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되기에 앞서 열린 ○○농협 본점 대출심사위원회에서 5명의 위원 중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표명하였던 자이고,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 내용, 진술 태도 등에 비추어 그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주5) 피고인과 변호인은, 사전에 공소외 1로부터 공소외 1 명의의 입출금통장과 출금전표를 제출받아 대출실행과 동시에 내부 전산상으로 이루어지는 대체거래의 형식으로 대출금 전액을 기존 대출금의 상환 및 등기비용으로 처리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증 제6호증의 1 내지 14를 각 제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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